2014/11/27(목)
'국창' 이동백 1915년 '춘향가' 음반 발견  

 

'국창' 이동백 1915년 '춘향가' 음반 발견

이 명창 장기 '박석티' 대목 12분 담긴 희귀본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조선 말기 판소리 5명창 중 한 명인 이동백 명창(1866∼1950년)이 100년 전인 1915년께 미국 음반사 '빅터'에서 녹음한 것으로 추정되는 판소리 춘향가 SP음반(유성기 음반) 희귀본 2장이 발견됐다.

음반수집·국악평론가인 김문성 씨는 미국에서 입수한 이 음반을 오는 26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집 코우스에서 열리는 '반락 공연'에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충남 서천 출신의 소리꾼인 이 명창은 판소리사에서 가장 뛰어난 '국창'으로 꼽힌다. 고종 앞에서 여러 차례 소리를 한 뒤 왕의 총애를 받아 문신 정3품 통정대부(通政大夫)가 됐고, 조선성악연구회 설립에도 기여했다.  

이번 음반은 일제 강점기 미국 음반사 '빅터'의 기술자가 직접 서울에 와서 녹음해 미국에서 음반으로 제작한 것으로, 정확한 녹음일이나 발매일은 확인되지 않지만, 과거 신문기사 등 정황으로 미뤄볼 때 1915년에 녹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명창의 특기인 춘향가 '박석티' 대목이 양면판 2장에 12분가량 담겼다. 어사가 된 이몽룡이 남원이 내려다보이는 박석고개를 넘는 장면에서 시작해 춘향의 집에 당도해 장모 월매를 만나는 대목까지다. 

이는 지금까지 공개된 이 명창의 춘향가 음반 가운데 시기적으로 가장 앞선 것이고, 내용적으로도 그동안 공개된 적이 없는 '장모 상봉' 대목까지 포함돼 있어 학술적 가치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동백 명창 1915년 녹음 '춘향가' 음반 사진
이동백 명창 1915년 녹음 '춘향가' 음반 사진1915년께 미국 음반사 '빅터'에서 녹음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동백 명창의 판소리 춘향가 SP음반(유성기 음반). <<음반수집·국악평론가 김문성씨 제공>>

앞서 발견된 이 명창의 '박석티' 음반은 60대이던 1928년과 1930년대 중반에 녹음한 것 두 종류로, 3∼6분 분량이다. 이에 비해 이번 음반은 이 명창이 40대에 녹음한 것이다. 김문성 씨는 "들어보면 60대에 녹음한 소리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명창의 1915년 '빅터 녹음판'으로는 '심청가' 2장과 '적벽가' 1장이 발견된 적이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녹음 곡목과 수량은 확인되지 않는다.

1915년 '빅터' 음반은 사실상 이 명창의 첫 녹음일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한국 음악을 담은 유성기 음반이 처음으로 발매된 1907년 이후 1915년까지 국내에서는 미국 빅터 외에 미국 컬럼비아, 일본 축음기상회에서 음반을 발매했다. 컬럼비아, 축음기상회의 경우 빅터와는 달리 당시 녹음 목록이 남아있는데, 여기에는 이 명창의 기록은 없다.  

일제강점기 유성기음반 자료를 집대성한 '한국 유성기음반' 전집 저자인 동국대학교 배연형 교수는 "1915년께 나온 빅터판 음반은 잔존량이 적고 발견 빈도도 낮은 희귀 음반"이라며 "특히 '박석티' 대목은 이 명창의 장기인데다 한 대목을 길게 연결하고 '장모 상봉' 대목까지 들어가 있다면 대단히 의미있는 음반"이라고 평가했다.

배 교수는 "이동백의 소리는 전승이 완전히 끊어진 상태라 그만큼 귀하고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크다"며 "이런 음반이 공개돼 학술적으로 이용되고 복각돼 누구든지 들을 수 있게 되면 우리 문화적 자산이 되는 것으로, 국가적으로 큰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향후 이 음반을 복각할 계획이다.  

김 씨는 이 밖에도 이번 공연에서 이 명창과 함께 5명창 중 한명으로 꼽히는 김창환의 아들인 김봉이의 '춘향가' 중 '기생점고', 1954년 미국 '데카'에서 발매된 잭플레이스의 '아리랑', 가수 이난영이 1936년 일본으로 건너가 '오까랑꼬'라는 이름으로 녹음한 '목포의 눈물' 일본어 버전 '이별의 뱃노래', 일제강점기 스타 소리꾼 이비봉의 '잡가', 김옥심 명창이 타계 몇년 전 녹음한 '탑돌이' 등 희귀 음반도 함께 공개한다.

이난영 '목포의 눈물' 일본어 버전 음반 사진
이난영 '목포의 눈물' 일본어 버전 음반 사진가수 이난영이 1936년 일본으로 건너가 '오까랑꼬'라는 이름으로 녹음한 '목포의 눈물' 일본어 버전 '이별의 뱃노래' 음반. <<음반수집·국악평론가 김문성 씨 제공>>

관람료는 2천500원. 문의 ☎ 02-3011-1720 

kj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4/11/24 09:4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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