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98
2011/11/8(화)
(역사 산책) 자객 섭정 이야기..  
(역사 산책) 자객 섭정 이야기..
      등록정보   [ 분류 : 자유 | 작성자 : 폴권 | 등록일 : 2003년 12월 19일 | 조회 : 198 | 추천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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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자객열전' 에서 자객 섭정에 대해 전하는 것은 이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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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衛)라는 작은 나라 사람 엄중자가, 한(韓)나라에 벼슬했으나 재상 협루와 싸우다가 왕 앞에서 칼을 뽑아 협루를 죽이려 했습니다.

실패하자, 엄중자는 죽을 까봐 피해 다니다 협객 섭정에게 금을 주고 협루를 죽여 달라고 하지만,

섭정은 어머니가 살아 계시다는 이유로 거절합니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섭정은 엄중자를 찾아가, 전에 자신을 알아 준 답례로 협루를 죽이겠다고 하고,

한의 수도로 들어가 협루를 암살합니다. 군사들에게 쫓겨 코너에 몰리자,

섭정은 자신의 신분이 드러나면 엄중자가 곤란해질 것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눈을 뽑고 얼굴 가죽을 벗겨낸 후 자살합니다.

협루는 한의 권세가였기 때문에, 무능한 왕은 협루를 죽인 자를 찾기 위해 천금의 현상금을 내걸었지만, 얼굴 가죽을 벗겼으므로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에 시집가 있던 그의 누이 섭제영이, 난데없이 나타난 것입니다.

얼굴 가죽이 벗겨져 있는 섭정의 시체를 어루만지며, 협루를 죽인 자는 섭정이라고 말한 후 섭제영도 자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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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섭정은 일을 벌이기 전에 먼저 누이부터 죽여버리고 시작해야 했습니다.

섭제영의 행동은 아름다운 것이었다고 사마천은 평했지만, 결국 그녀가 깝치는 바람에 엄중자가 시킨 일이란 것도 드러나게 되었고,

이후 엄중자의 행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죽음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뭐든지 잘 꾸민 일이라도 의외의 곳에서 망쳐질 수 있는 법, 일을 하려면 모든 인간적인 감정은 끊어 버려야 합니다.

오나라에 반란한 공자 경기를 죽이기 위해, 처자식을 죽이고 자기 팔까지 끊고 들어간 자객 '요리 (要離)'의 고사를 엄중자도 모르지 않았을 텐데,

섭정이 떠난 후 섭제영을 죽여 버렸어야 완전범죄가 성립되는 것인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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