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18
2009/8/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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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500년 사상의 설계사 정도전이 생각나는 까닭은…  

 

 

 

조선 500년 사상의 설계사 정도전이 생각나는 까닭은…

[박태우 칼럼] 나라는 위기인데 선비들은 자기 몸 보전만
[2008-10-08 15:01 ]    
 
지금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미국에서는 대선 정국에서 민주당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 메케인 후보가 자유토론 방식으로 2차 TV토론에서 국가경영노선을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세계의 주요언론이 생방송으로 중계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꽃인 동시에 자칫 대중영합주의로 흐를 수 있는 미국의 민주주의 진행절차인 것이다.

필자는 지금 불과 27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선거전에서 열띤 경쟁이 종국으로 치달으면서 정도를 넘어서는 네거티브 전으로 흐르는 미국의 선거에서 민주주의의 중대한 결점을 보기도 하는 것이다.

오바마 후보는 결론적으로 지난 공화당의 장기집권으로 꿈과 희망을 잃어가는 미국의 보통시민들의 꿈을 다시 찾아가는 미국으로 만들 것을 주장하고 있고, 메케인 후보는 지나친 이상론보다는 경륜과 절제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다시 미국을 안정적인 미국시민의 나라, 세계의 경찰국가로 만들 것임을 역설하고 있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아무리 보아도 미국의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의 여파로 생긴 서민들의 멍든 가슴이 공화당의 큰 실패를 쉽게 용납할 것 같지 않은 미국시민들의 마음이 읽혀지기도 한다.

아무튼, 이 두 후보는 둘 다 미국 국민들을 사랑할 것이고, 미국 국민들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자신들의 철학과 방법을 미국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세계의 경찰국가로서 미국이 어떠한 대외안보정책을 다시 세울 것인지도 주요 관심사이지만, 이 선거의 핵심은 금융위기 및 서민들의 삶이 어려워지는 현재의 자본주의 제도를 어떻게 손질하여 국민들이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느냐에 따라서 많은 표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과 국민에게 봉사하는 지도자들의 태도에 대해 생각하면 우리의 선조들도 머릿속을 스친다.

우리의 선조들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선에서였지만, 백성에 대한 그들의 사랑과 국가경영에 대한 용기 있는 선비의 삶을 살다가 간 인물들도 적지가 않다.

조선 선조-광해군 시대에 진보적인 ‘위민론’을 펴다가 나중에 역모죄로 파란만장한 삶을 마감한 홍길동 전의 저자 허균의 사상을 들여다보면, ‘군주론’의 근간을 흔드는 수준으로 백성이 정치의 근본임을 주장하고 당시 신분질서로 유지되었던 유교국가 조선에서 서자와 일반 백성들의 신분의 차별을 없애는 ‘민본정치’의 꿈을 외치다가 자신의 삶을 마감했던 혁명적인 삶의 흔적도 생각해 본다.

작년 대선에서 우리의 대선 후보들은 각자의 ‘위민론’을 설파하면서 국민들에게 표를 구했지만, 대선이 끝나고 국가의 경영을 책임진 사람들이 그 책임의 무게를 얼마나 느끼면서 진정으로 백성을 위한 정치를 구상하고 있는지에 대한 체감지수는 정작 국민들에게 물어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비록 단임 5년을 위임받은 정권이지만, 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많은 일을 하는 토대를 만들고 더 훌륭한 일을 할 수 있는 차기정권 창출까지 가능케 하는 업적을 낼 수가 있을 것이다.

조선 건국에 결정적인 사상적 기반을 마련한 삼봉 정도전은 “나라가 안팎으로 위기에 몰려 있을 때 선비라고 일컫는 자들은 은거하면서 고개를 내밀었다 움츠렸다 하며 그저 관망만 한다. 자기 몸 하나 보전할 생각만 하고 제 능력을 발휘하지도, 도리의 경중을 따지지도 못한다. 부끄러움이 없이 말을 꾸미고 조그만 재주를 부리며 요행을 따르기에 분주하다”는 일침으로 사익을 탐닉하는 관료들의 ‘위선성’을 꼬집은 것이다.

지금 이 시대에도 자칭 선비라는 사람들이 이러한 삼봉 대감의 가르침을 거스르는 삶을 살고 있다면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 한번 생각해 볼만한 가르침이란 필자의 생각이다.

미국의 대선에서도 결국은 현란한 말잔치보다는 자신의 국가에 대한 봉사의 신념을 내재화한 내실 있는 실천력을 겸비한 바탕위에서 국민들 진심으로 모실 준비가 되어있는 후보가 선택을 받을 것이다.

외형상으론 다른 변수가 선택을 결정하는 것 같아도, 내면을 깊이 성찰해 보면 결국은 바보가 아닌 미국 국민들은 그 후보들의 진실성과 준비성에 표를 줄 것이다.

민주주의 역사가 깊은 미국 시민들의 바른 시민의식과 윤리의식이 결국은 위대한 미국을 지탱하는 근간이기 때문이다.

새로 출범한 이명박 정부 안에서도 나라의 위기를 자신의 위기로 알고 보신주의나 집단주의의 편견을 배척하고 오직 국민을 보면서 가는 지도층과 고위관료들의 행동과 국민의 공감이 있을 때에 성공한 정권이 될 것이다.

어렵다고 회피하지 말고 두려움과 맞서 싸우면서 진실로 ‘위민론’을 실천하는 참 선비들이 국정에 많이 참여하고 국민들의 평가를 받을 때 그 정권은 성공하게 될 것이다. 권력을 손에 쥐면 쓰기도 편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그 폐해는 너무나 커서 자신뿐만 아니라 국민과 역사에 큰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진실로 성공한 정권이 되어서 역사의 평가를 잘 받아야 할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박태우/대만국립정치대학 외교학과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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