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42
2010/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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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 사약으로 죽어 천년을 살다<신봉승 칼럼>목숨 걸고 통치자에게 ´국가의 미래´ 충언  

 

 

지식인, 사약으로 죽어 천년을 살다<신봉승 칼럼>목숨 걸고 통치자에게 ´국가의 미래´ 충언


자신에 불이익 오더라도 공익이라면 몸 던진 ´실천궁행´

신봉승 극작가 (2010.02.01 07:58:34)

 

위대한 유산 ´조선왕조실록´은 문장의 보고(寶庫)나 다름이 없다. 조선의 정치지도자들은 대개가 일세를 풍미한 문장의 대가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청소년 시기부터 사서오경을 거침없이 암송하였고, 시문(詩文)으로 과거에 급제하였기에 누구나 중국의 명시(名詩)를 즐겨 감상할 줄 알았다.

공직에 임하면서도 자신의 시상을 가다듬어 명시를 남겼으며, 또 자신이 살았던 시대의 맥을 짚는 명문의 수상(隨想)을 남겨서 역사기록을 대신하기도 하였다.

삼봉 정도전, 율곡 이이, 퇴계 이황, 우암 송시열 등은 조선시대를 대표할 만한 사상 · 경세가들이고, 송강 정철, 고산 윤선도, 교산 허균 등은 당시대 최고의 문학가들이며, 용재 성현, 사가정 서거정, 연암 박지원, 성호 이익 등의 문장은 그 깊이와 아름다움이 후세의 귀감을 이룬다. 뿐만이 아니다.

남명 조식, 중봉 조헌, 면암 최익현, 매천 황현 등은 실천궁행(實踐窮行)으로 지식인의 사명을 다한 명현들이 아니던가.

어찌 이들만을 조선의 지식인이라고 하겠는가. 이들이 아니고도 조선시대를 이끌었던 수많은 명현(名賢)들의 대표할만한 문장이 조선왕조실록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후학들은 그 도도하고 아름다운 문장을 읽으면서 동시에 조선시대의 역사를 살필 수가 있다. 한 번에 두 마라의 토끼를 사냥하는 횡재나 다름이 없다.

조선시대 최고의 지식인들이 구사하는 문장의 패턴은 첫째가 품위 있는 도덕국가를 지향하기 위해 나라의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그 대안을 제시한다.

두 번째는 통치자(임금)를 교화하기 위한 문장(상소문)을 올려서 깨우치고자 하였다. 그러나 그 문장이 아무리 품격이 있고, 국가의 미래를 지향하고, 백성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품격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충언이라고 하더라도 임금을 교화하는 문장이기에 내용은 정도를 따라야 하고, 표현은 유연하되 예절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충정의 강도가 높아 질수록 문장도 강열해지고 있었음을 곳곳에서 살필 수가 있다.

아무리 교양 있는 통치자도 사람이기에 감정은 있다. 정의를 외치며 공론을 주장하는 문장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면 안색이 변하게 된다.

눈치 빠른 권력의 실세들은 그 안색을 빌미로 벌떼 같이 일어나 바른말로 임금을 교화하려했던 명현들에게 중벌을 내려 줄 것을 청하고, 심하면 외지에 부처하거냐 사약을 내릴 것을 극렬하게 청한다.

김굉필, 조광조, 송시열 등이 사약을 마시고 고매한 생애를 마친 것이 바로 그러한 경우이고, 정여창, 이언적, 성혼, 박세채 등이 무수한 탄핵을 받으면서 파직, 유배를 당했고, 더러는 유배지에서 삶을 마감하기도 한다.

얼핏 참담한 실패로 느껴지게 하는 이들의 인품은 후일, 모두 성균관 대성전(文廟)에 배향되어 조선시대 최고의 명현으로 예우 받게 된다.

조선시대에 살면서 관직에 나가기 위해서는 초시(初試)에 합격하여 진사(進士)나 생원(生員)이 되어야 하고, 성균관에 입학하여 중시(科擧)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선비의 도리와 학문의 기반들 닦아야 한다.

문묘는 바로 성균관 대성전이어서 젊은 선비들은 문묘에 배향된 모두 열여덟 분의 학덕과 인품을 기리면서 자신들의 이상적인 모델로 삼는다.

그러므로 문묘의 앞에 이르면 두 손을 공손이 마주잡고 허리를 굽혀 최상의 예를 다하면서 ‘설혹 자신에게 불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공익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라도 공도에 나서겠다는 실천궁행(實踐躬行)’을 다짐하면서 꿈을 키워간다.

지금 우리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어떤 삶을 모델로 제시하고 있을까. <플루타크영웅전>을 읽어서 꿈과 희망을 심으라는 서양식 교육의 황당함에서 깨어날 때가 되지를 않았는가.

글/신봉승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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