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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bc8937
2017/10/4(수)
조회: 168
율곤 선생님 6주기를 맞으며  

 

 


율곤 선생님 6주기를 맞으며

 

 

 

박 민우

 

 

 

 

2011년 음력 8월 13일 추석을 앞둔 자리에서 율곤 선생이 별세했다. 향년 80세, 강북 삼성병원에서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노학자의 죽음 치고는 너무 초라했다.

 

나는 장례식장에 들어서면서 두 가지 사실에 무척 놀랐다. 아무리 율곤 선생이 평소에 행사 때 화환은 사양하니 가져오지 말라고 했지만 이건 너무했다. 지금나의 기억으로는 율곤학회에서 보낸 조화 하나만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둘째 날 밤늦게 도착해서 인지 식장도 썰렁했다.

한 구석에서 노인분이 울분을 터트리며 소리쳤다.

“이 개새끼들아! 살아 있을 때 아첨하던 자들이 지금은 어디서 뭐 하느냐 이놈들 왜 이리 식장이 썰렁하단 말이냐!”

그랬다. 국회의원도 안 보이고 KBS 방송국 직원도 안 보이고 뉴스 꺼리가 될 만한데도 아무도 취재하러 오지도 않았다고 한다.

생전에 국회의원회관에서 호령하던 그 모습은 간데없고 보좌관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어제 권철현 의원이 다녀갔다고 하였다.

아니! 내가 너무 늦게 와서 보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조화환을 보면서 뭔가 일이 잘못 되 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KBS 방송국에서 4번이나 방송을 탈 정도로 유명 인사였지만 방송국 PD 심부름 온 사람 한분도 보이지 않았다.

아마 상주께서 조용히 상을 치르려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서 나는 꾹 참고 한마디도 말 못했다.

나와 이창원 시인 그리고 율곤 선생님 병원에 계시는 동안 임시로 상고사학회 회장직을 맡게 된 신세훈 회장님 셋이서 월매주 마시며 밤을 새웠다.

신세훈 회장은 한국문학계에 대들보이시다. 율곤 선생께서 돌아가신 후 율곤 선생의 유작이 된 저서‘한자철학사상’을 교정 교열하셨다. 그저깨 나온 자유문학지에 그때 교정 교열한 소감이 실려 있다.

짧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교정을 한다는 사람은 또 한 사람의 작가이다. 에디트의 역할은 책임이 강한 것이다. 그러므로 책의 전부나 마찬가지다. 책을 교정 교열하기 위해 역사, 문화, 철학, 영어 한자 등등 전반적인 지식을 가져야하기 때문에 쉬운 것 같아도 가장 어려운 직업이라는 말을 하였다.

그때 열심히 교정 작업했던 자부심 또한 대단했다. 마지막으로 그 책이 나왔다는 소식도 못 들었고 아직 그 책을 보지도 못했고 편집 비용 또한 한 푼도 받지 못 했다는 서운함까지 적고 있다.

 

도대체 율곤 사후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그렇게 돼 버린 걸까?

상고사학회는 영업정지 당해 문을 닫았다. 이건 또 무슨 일이란 말인가?

나는 역사 학도로서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버릴 수 없었다. 그나마 율곤학회 라도 잘 지키는 것이 큰 다행으로 생각하며 지금까지 버티며 살고 있다.

율곤이 쓰러지니 모든 것이 한방에 날아가 버렸다. 이런 것을 용두사미라고 하였던가!

그 동안 후학 양성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던 후학들이 산산히 흩어지고 어찌 이렇게 허무하게 상고사학회가 날아가 버렸을까?

지금도 율곤을 찾고 그리워하는 사람이 가끔 있지만 예전 같은 열기를 느끼지 못한다.

어제 대학로에 있는‘옛 찻집’에 갔다.

매달 한 번씩 여는‘한국 시 낭송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1973년 신세훈 현재 자유문학회 상임고문께서 창립하고 현재까지 173회를 진행해온 국내 최초이자 가장 역사가 깊은 시 낭송회의이다.

평소에 가장 먼저 와서 회의 준비를 하시던 신세훈 고문님이 그날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궁금해 하던 차에 신새별 선생이 말씀하신다.

 

오늘 자유문학 사화집 '천산에 오른 사람들' 이 출판사에서 출고하는 날이라 사무실에서 책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신세훈 고문님은 사무실에 남고 나머지 행사 요원은 옛 찻집으로 왔다고 한다.

 

시 낭송회가 끝날 무렵 팔십을 바라보는 노인이 양손에 무거운 책 꾸러미를 들고 계단을 올라와서 찻집에 문을 여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철없는 마음에 선생님께서 노고가 많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최근에 가산을 조금 정리했다고 편집기자 젊은 분이 말했다. 자유문학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자금을 마련하려고 정리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천산에 오른 사람들' 책도 그냥 나누어 주셨다. 내년에도 사화집을 낼 예정인데 이젠 발행비 부담도 만만치 않아서 내년에는 작품 보낼 때 책값도 보내라고 공문을 보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하신다. 또 이 책을 다 보내려면 배송비만 해도 7백 만 원 씩 들어간다고 말씀하셨다.

회의를 마치고 모두가 돌아간 후 차를 마시면서 조금은 안타깝고 씁쓸한 이야기를 들었다.

선생님은 지금까지 회원들이 내는 성금과 자유문학 잡지 정기구독료를 받아서 학회를 운영해 왔으나 최근에 자금 압박이 심화 되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매년 자유문학상, 민조시학상 수상식을 열어 문학인의 활동을 독려하고 상금까지 두둑히 마련해 주었다.

 

실리보다 명분을 택한 댓가는 혹독한 고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백전무장 신세훈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문학을 지탱하는 대들보이시다.

자금 사정이 어려운데도 한마디 내색하지 않고 웃음을 잃지 않으시며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칭찬, 충고를 해주신다.

그런 아산(我山)선생이 위기에 처해 있다.

 

아! 율곤(律坤)처럼 또 한 분이 쓰러진다면 누가 자유문학을 지금처럼 잘 이끌어 나갈 수 있겠는가!

아산(我山)은 끝까지 후계를 정하지 않고 지금도 상임고문으로 자유문학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그 댓가가 자금압박이다.

옛날에 자유문학 계간지는 한 달에 1만권씩 팔리는 아주 잘 나가는 문학 전문 잡지였다.

너무 오랜 세월 동안 아성으로 지켜온 것이 아산(我山)의 작은 실수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제는 젊고 지도력 있는 새 문학인에게 자리를 내주고 그토록 그가 오르고자했던 천산으로 들어가 신선이 되어야 할 터인데, 그래야 후배 문학인들이 더욱 존경하고 따를 것이다. 한 걸음 물러나서 정신적 지주가 된다면 그 또한 아름답지 않겠는가!

몇 년 전에 여윤동 시인이 독려하여 자유문학 정기 구독 운동을 벌인 적이 있지만 지금 또 그런 운동을 한다는 것이 우스운 꼴이지 않겠는가!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어느 시인의 말처럼 이제 노구를 내려놓고 진정한 한국문학의 대부로서 이름을 남길 것인가?

율곤 처럼 쓸쓸한 최후를 맞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누군가 이 말씀을 아산(我山)고문님께 전해야하는데 아무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 하지 않는다.

 

나는 어제 받은 책의 값을 자유문학 계좌에 송금할 예정이다. 나 역시도 그런 두 스승님의 전철을 밟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니 스스로 경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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