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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박민우
2016/1/3(일)
조회: 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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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환단원류사(桓檀源流史)  

 

청소년 문학

소설 단원류사(桓檀源流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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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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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말


1. 여기에 있는 모든 캐릭터는 가상의 인물이다.

2. 대부분의 이야기는 부도지(符都誌)에 바탕을 두었지만 정사의 기록과 일치하지 않는다.

3. 경상도 전라도 등 각도 사투리는 천축(天竺) 왕족 언어 "끄샤트리아" 와 일치 한다.

4. 인물이 주는 캐릭터는 독자의 상상력이 더 중요하므로 일체 제작하지 않는다.

5. 이 이야기는 '환단원류사'에서 발췌하여 소설로 독립시킨 작품이다.

6. 본서는 아동문학이므로 상상력이 풍부한 학동들이 많이 읽고 꿈을 키워 한민족 상고사 정립에 밑거름이 되주기를 바란다. 






 

  於 아이들

 

 

 

 

 

 

 

여달의 반란을 진압하다

 

 

1.

 여달이 반란을 일으켜 천보산은 어수선했다. 여달을 따라간 무리는 대부분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었다. 추운 겨울 동안 운하를 파야 한다는 말을 듣고 그것이 싫어 여달을 따라 도망갔다. 태극마칸에는 유목민이 많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말을 길들이고 양을 먹이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유목민중에는 여인국도 있었다. 여인국은 여자가 추장이 되어 부족을 다스렸다. 남자는 노동과 가사를 돌보았다. 여권이 너무 강해서 남자들은 늘 고개를 숙이고 다녔다. 

 태극마칸은 사막화가 시작되어 거치른 땅이었지만, 강물이 흐르고 숲이 우거졌다. 여달은 이전원에서 가까운 곳에 진을 치고 트루판, 토노번, 탑리목, 카스, 고차 등을 돌아다니며 약탈을 일삼았다. 곧 천보산과 이전원도 약탈할 계획을 세웠다. 어느 집에서는 아들놈이 여달을 따라갔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런 집이 한두 곳이 아니었으니 천보산은 한동안 시끄러운 도시가 되었다.   

 환웅은 여달이 눈을 다쳤으므로 당분간 나타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경계를 늦출 수는 없었다. 해야 할 일이 태산 같은데 여달에게만 신경 쓸 수 없으므로 서둘러 텰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대월씨 아이들은 소로를 짓고 서운관의 기술자들도 텰장인들이 머물 집을 지었다. 경계사 다섯 명과 남녀 심부름꾼도 하나씩 붙였다. '앓던이'는 '까나리'와 함께 대월씨의 심부름꾼이 되었다. 그렇게 바쁘게 사흘이 지나니 풍백과 우사가 각 1천 명의 무리를 이끌고 돌아왔다. 모두 천산과 곤륜산에 머물던 젊은 남녀 무인(巫人)들 이었다. 갑자기 천보산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니 몹시 시끄러웠다. 이튿날은 천해를 건너갔던 서솔들까지 말을 몰고 천보산에 도착했다. 말은 키가 나지막했지만, 근육이 매우 발달하여 산에서 부리기도 알맞은 말이었다. 동복을 타고 온 개들도 사람 말을 잘 듣고 양을 치고 맹수로부터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천웅과 지소가 돌아오지 않고 운하 건설을 시작하겠다는 말에 '모든 일에는 변수가 따른다.'고 중얼거렸다.

 환웅은 일에 변수가 생겼으므로 계획을 다시 짜야 했다. 천해에서 가스피까지는 만 리나 되기 때문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고 또 그들의 보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환웅은 서운관에서 무인(巫人) 1천 명을 차출하고 감성관에서 자원한 무인(巫人) 2천 명을 합해 3천 명을 운하 건설 대원으로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운하 건설이 끝난 후에 그들의 가족들을 보내기로 했다. 바닥산으로 가는 길은 마고산을 넘어서 가는 방법과 마고산 아래를 돌아서 가는 방법 등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무인(巫人)은 지혜와 체력이 뛰어나므로 마고산을 넘어가면 된다. 그 길은 험하지만 그래도 3~4일 이면 바닥산까지 갈 수 있다. 마고산을 넘으면 발아래 천해가 보인다. 그곳에서 천해의 하구 쪽으로 가면 바닥산이다. 마고산을 돌아서 가는 방법은 마고산 아래에서 북쪽 사막으로 끝까지 가서 남쪽으로 돌아 천해의 해변을 따라 끝까지 내려가야 한다. 돌아서 가는 길은 약 4천 리이므로 하루 백 리를 걸어도 40일이 걸린다. 이 길은 명년에 가족들이 가게 될 것이다. 식량과 건설 도구는 삼천 명의 무인(巫人)이 각자 조금씩 나누어 짐을 지고 가면 된다. 그밖에 낙타를 대신할 운송 수단으로 외발 구루마를 만들기로 했다. 바퀴에는 텰편을 붙여 쉽게 부서지지 않게 할 것이다.

 대월씨는 작은 규모의 소로 2기를 만들었다. 네 명씩 두 개조로 나누어 쉬지 않고 작업하기 위해서이다. 숙련된 장인들은 일을 체계적으로 분담하여 숯과 석회석을 넣고 불을 지피고 풀무를 밟으며 본격적인 제텰 작업을 시작하였다. 그들이 가져온 텰편을 녹여 먼저 깽이와 수굼프부터 만들었다. 텰편은 대장장, 집게장, 매질장 모루장의 손을 거쳐 하루 만에 깽이로 다시 태어났다. 옆 소로에서는 텰광석을 녹였다. 원석을 녹이는 일은 텰편보다 더 오랜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힘든 작업이었다. 그러나 장인들은 쉬지 않고 열심히 오히려 재미가 난 듯 노래까지 부르며 일한다. 

 환웅은 여달이 훔쳐간 식량을 찾기 위해 태극마칸으로 사람을 보내기로 했다. '오원노인'은 나이가 많고 지혜와 경험이 풍부한 파견사이므로 일을 잘해낼 것으로 생각했다.

 "어서 오시오. 오원노인."

 "환웅님금님! 신 오원이를 부르셨나이까?"

 "오원노인께서는 그동안 많은 파견사업을 하셨고 밝은 지식과 풍부한 경험 그리고 용력이 있으므로 모든 서솔들의 존경하고 있습니다."

 "과찬의 말씀이옵니다. 님금님! 소인에게 말씀 낮추십시오."

 "괜찮아요. 개의치 마시오. 그대는 마땅히 이곳의 원로이니 내가 존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오. 나부터 노인을 존경해야지 그러면 누가 모범이 되어야 한단 말이오. 내 드릴 말씀은 다름이 아니라, 추석이 오기 전에 1차 파견사와 식량을 바닥산에 보내고 싶소. 그런데 고육창의 육포를 여달이 훔쳐 갔으니 그걸 다시 찾아 왔으면 좋겠소이다."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여달이 식량을 쉽게 내놓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시간을 끌게 되고 시간을 끌면 추석 전에 파견사를 보낼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설령 육포를 되찾아도 여달을 따라간 백성들이 굶주리면 이는 성인의 道가 아닙니다.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내가 그것까지 미처 생각지 못했구려! 그러면 지금 창고에 남아 있는 것을 모두 내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이곳에 식량 사정이 나빠지게 될 것이 아니겠소?"

 "님금님! 그것이 걱정이라면 창고에 있는 육포의 반을 파견사에게 나누어 주고 서운관은 우선 밀과 보리, 조, 콩, 기장 그리고 양고기와 젖을 먹게 하십시오. 그렇다고 고기를 먹기 위해 키우던 양을 모두 잡아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남은 육포를 나누어 주면 됩니다."

 "그러면 삼천 명이 한 달 동안 버틸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렇지않습니다. 지금 파견사들은 항상 보름 치 비상식량을 휴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 달은 버틸 수 있습니다. 그동안 고분기가 육포를 보내오면 추가분을 마차에 싣고 보내면 됩니다. 

 육포는 사슴고기와 양고기를 말린 것이다. 육포 한 움큼과 소금을 동복에 넣고 물을 부어 끓이면 서 너 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가 된다. 육포는 몸에 휴대하기 쉽기 때문에 서솔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면 식량을 옮겨야 할 마차도 필요 없다. 삼천 명이 한 달 이상 먹을 수 있는 양이라 해도 허리춤에 찰 수 있도록 하여 한 봇짐씩만 나누어 주면 그만이다. 내년 봄에 보리와 밀을 수확할 때까지 먹는 걱정 없이 지내려면 육포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고분기가 육포를 보내오면 일은 간단히 해결되겠지만 고분기는 아직 소식이 없으므로 환웅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여보게! '오원이'"

 "내가 사흘 후에 여달이를 찾아간다 했는데 이곳 사정이 급한 것이 많아졌어요. 이번에 '오원이'가 여달의 일을 처리해 주시오."

 "성은이 망극 하여이다! 신 분부대로 거행하겠나이다." 

 오원노인은 지체없이 천보산을 나와 여달에게로 갔다.

 다음 날 아침 환웅은 서운관에서 발동령을 내렸다.

 " 운사(雲師) 육약비(陸若飛), 우사(雨師) 왕금영(王錦營), 풍백(風伯) 석제라(釋提羅) 그리고 삼사의 모든 무인(巫人)은 들어라. 그대들은 이제 바닥산으로 가서 아나톨리아까지 운하를 건설해야 한다. 그런 후에 천웅님금을 따라 서방으로 가야 한다. 여기 남은 가족은 명년 봄에 그곳으로 가게 될 것이다. 서방 행차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렸으니 가고 싶지 않은 자는 그때 이전원으로 돌아오면 될 것이다. 그대들의 충성심은 하늘이 알고 나는 그대들의 마음을 알고 있다. 그대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형제들을 파견사로 보내니 지금은 개척시대이니라. 이제 사람의 힘으로 홍수를 다스리매 그대들은 천국의 파견사 임을 잊지 말라. 땅끝 어디를 가도 그대들의 발길이 닿은 곳이면 비록 사막일지라도 능히 옥토로 바꿀 것이다. 물을 다스려 농지가 늘어나면 백성의 삶이 풍요로워질 것이다. 그런 후에 교역을 넓히고 글을 만들어라. 교역을하려면 계약이 필요하고 계약을 하려면 글이 필요하다. 글을 만들어 아이들을 가르치면 후세에 큰 재목으로 자랄 것이다. 그러므로 교육이 발전하고 역사를 기록에 남길 수 있으므로 그대들이 살아가는 발자취를 후손들이 배우고 익히며 크게 본받을 것이다. 천문과 인의와 지리를 밝히는 것은 천부인이니 그대들의 사명은 천부인을 계승하는 것이다. 낮에는 밭 갈고 밤에는 베틀을 돌리며 흙을 빚어 토기를 만드니 이것이 천부인이요 하늘 백성들이 살아가는 방식임을 잊지 마라. 병을 낫게하고 집을 지으며 설계하는 기술을 반드시 후세에 전하고 평소에 배우고 익히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천국에는 천수계가 있고 하계에는 곤수계가 있다. 누구든 배우려는 자는 천국에 찾아와 환인천제께 제(祭)지낼 수 있도록 신명사(神眀舍)를 세울 것이니라. 사람의 시대가 열리매 사람의 힘으로 살아가려면 능력을 중시해야 하느니라. 사람을 보되 겉모습으로 평가하지 말 것이며 능력이 있으면 중용하고 능력이 없는 자를 무시하지 말며 항상 배움의 기회를 열어 주어라. 민의를 존경함이니 백성이 살 것이고 나라가 부강할 것이다. 무릇 세상을 다스리려는 자는 물부터 잘 다스려야 함을 잊지 말 것이다."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환웅은 서운관의 1천 명을 먼저 선발대로 보내고 나머지는 하루씩 묶게 한 후 1천 명씩 보내라고 했다. 그러니 선발대가 빨리 가면 추석날이나 그 다음 날에는 실달에 도착할 것이다. 가베절은 소에게 감사하는 하늘 백성의 명절이다. 겨울이 오기 전에 한 해 동안 수고한 소를 쉬게 하는 행사이며 가을까지 거두어들인 곡식을 나누어 먹으며 겨울 준비를 한다. 가베 기간에는 윷놀이, 그네타기 말달리기와 씨름, 제기차기, 줄다리기 등 많은 놀이를 하며 모두 함께 즐긴다. 윷은 놀이를 즐기면서 쉽게 천문을 가르치는 것이다. 활쏘기와 말달리기, 그네타기, 널뛰기는 여자아이들의 하단전을 강화하는 놀이다. 제기차기, 씨름, 줄다리기는 사내아이들의 하단전을 강화하는 놀이다. 그밖에 자치기, 비석치기는 지리를 배우는 것이다. 

 삼사부의 수장인 육약비가 앞장서는 파견사 1천 명이 장도에 올랐다. 우선 급하게 만든 깽이와 수굼프 각 백 자루도 함께 보냈다. 험한 산길을 걸어서 가야 하므로 여분의 가죽신발 몇 켤레와 육포 등을 챙겨 등짐을 메니 파견사는 마치 먼 나라로 장사를 떠나는 상도(商道) 같았다.

 

 

2.

 

 

  오원노인은 여달이 지어 놓은 임시 막사를 찾았다. 태극마칸 한가운데 여러 개의 막사를 지어놓고 각처에서 도적질해 온 물건들을 가득 쌓아 놓았다. 막사를 지키는 순라사가 다가왔다.

 "당신은 뉘시오?"

 "나는 '오원이'라 하오. 이곳의 대장을 만나고 싶소."

 "여달 장군말이오?"

 "그렇소."

 "그렇다면 돌아가시오."

 "어찌 그런 말씀인지?"

 "여달 장군은 지금 동취산으로 가고 없어요. 아마도 한 달은 걸릴 것이니 돌아갔다가 나중에 다시 오시오."

 "그럼 여기는 당신 혼자뿐이오?"

 "그래요! 당신은 천국에서 오셨소?"

 "예! 그렇소만..."

 "우리 여달 장군께서 말하기를 천국에서 사람이 오면 괜스레 발품 팔아 헛수고하지 말고 전쟁준비나 해두라고 일렀소이다. 그러니 그렇게 알고 이제 돌아가시오."

 들어보니 참 기가 막힌 말이다. 아무리 어리석어도 그렇지 환웅님금을 상대로 전쟁하겠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것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 막사 안에는 식량이 있을 터인데 이렇게 방치해두고 경계사도 달랑 한 명만 배치하다니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환웅님금과 전쟁을 하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인지 당신도 잘 알 것 아니오."

 "난 그런 것 몰라요. 여기서 자꾸 귀찮게 하면 당신도 죽음을 면치 못할 것이오. 어서 물러가시오."

 "난 환웅님금의 말을 전하러 왔으니 내 말을 전하기 전에는 돌아갈 수 없소. 그러니 나를 사신으로 대접해주기 바라오."

 "이보시오. 여긴 사신 따위나 접대하는 한가한 곳이 아니란 걸 당신이 더 잘 아실 텐데 뭔 군소리가 그리 많아요."

 그러자 오원노인은 막사 안으로 들어갔다. 막사 안에는 아직 정비되지 않은 생활용품과 식량이 가득 쌓여 있었다. 그들은 초원의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약탈만 일삼고 정착 생활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순라사가 들어왔다.

 "여보시오. 보시다시피 여기에는 나 혼자뿐이오. 당신이 어떤 공력을 가졌는지 알 수 없지만 나를 죽이고 이곳의 물건을 모두 빼앗아 갈 것 같으면 지금 당장 죽이던가 아니면 빨리 돌아가 주기를 바랍니다. 여달장군은 언제 올지 몰라요. 그러니 이 늙은 놈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모실 필요가 없단 말이오."

 "한가지 물어봅시다. 식량을 이렇게 내팽겨쳐두면 침입자가 와서 다 훔쳐가면 어쩔 것이오."

 "여달장군께서 이렇게 말했소이다. 이곳 물건을 훔쳐갈 놈은 환웅뿐이니 물건을 훔쳐가든 안 훔쳐가든 내년 봄에 이전원을 박살 내고 눈깔을 빼버린다 했소. 우린 그 말이 믿음이 가서 이렇게 여달장군을 따른다오."

 그렇다, 이곳에는 아직 도적 떼가 없기 때문에 남의 물건에 함부로 손대는 자는 없다. 설령 환웅이라 해도 여달에게 직접 돌려받지 강제로 빼앗아 가지는 않으리라고 보았기 때문에 여달은 호언장담하고 떠난 것이다. 여달은 식량을 지키기 위해 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했다. 여달은 보다 많은 병력이 필요하고 빠른 시간 내 무장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므로 오로지 빠른 기동력과 무력으로 약탈하는 쪽을 택했다. 

 오원노인은 여달이 동취산으로 떠난 것은 무기를 구하기 위한 것임을 알았다. 동취산은 청동제철과 농업, 상업, 건축 등 문명이 크게 발달한 대도시이기 때문에 청동제와 철제 무기를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이곳에 머물 수 없었던 오원노인은 동취산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여달은 가는 곳마다 약탈을 일삼고 마을을 습격해 무기로 쓸 만한 것은 모두 빼앗아 갔다. 그들은 말을 타고 달리며 하루에도 수백 리를 이동하였다. 마고산 아래에서 출발하여 카스, 탑리목, 우루무치, 트루판, 토노번을 지나 고비사막을 넘어 돈황을 지났다. 그곳에서 황하의 물길을 따라 북상하여 우란찰포까지 갔다가 동취산으로 갔다. 북으로 가는 길은 모두 여달의 말발굽이 스쳐 지나갔다.

 

 

3

 

 

  천웅은 운하를 파기 위한 지도를 그리고 현지 사정을 살피기 위해 가스피까지 갔다. 지소는 바닥산에서 가스피 쪽으로 땅을 파기로 하였다. 비록 적은 인원이지만 파키실달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주니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곧 천보산에서 파견사가 도착하면 어마어마한 인력이 보강될 것이다. 그러면 여러 편대를 나누어 돌아가면서 쉬고 또 작업할 수 있다. 경사진 곳은 돌과 땅을 파내어 둔덕을 쌓고 바닥에는 큰 돌을 깔았다. 상류의 강폭은 넓지 않지만 여러 곳을 팔 예정이다. 아직 물은 흐르지 않는다. 가스피와 이곳 천해까지 공사가 완성되면 마지막 물길을 터줄 것이다.

 저자는 사람들로 인해 여전히 붐볐다. 가베가 내일 앞으로 다가왔다. 막뚱이의 집에는 날렵이가 시전(市廛)을 차렸다. 호피, 범피, 삼베, 가죽신발, 옥구슬, 청금석 등 모두 카산드라의 창고를 털어 마련한 것이었다. 이를 아는 사람들도 막뚱이가 무서워 얼씬도 하지 못했다. 날렵이는 물건이 팔리면 곧 곡식으로 바꾸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내일이면 추석이므로 오늘은 떡과 고기를 준비했다. 가게 앞마당에는 어디서 왔는지 많은 여인네가 잔칫집 일처럼 거들었다. 품삯을 받으며 하는 일이라 모두 즐거워했다. 날렵이는 운하 건설자들에게 당분간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제공하겠으니 여러분은 열심히 지소님금을 도와달라고 했다. 가베가 오기 전에 벌써 바닥산 아래는 잔치가 벌어졌다. 

 천웅이 가스피에서 돌아왔다. 따밝지와 대포도 함께 돌아왔다. 날렵이의 의로운 행동을 보며 막뚱이가 활을 잘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부탁했다. 날렵이는 도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돕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초겨울처럼 추운 날씨인데도 추운 줄 몰랐다. 

 가베날 아침, 저자에 육약비가 나타났다. 천웅과 지소의 소식이 궁금해서 먼저 달려온 것이다. 천웅과 지소를 본 육약비는 땅바닥에 엎드려 절했다. 

 "신 육약비는 환웅님금의 명을 받들어 파견사 일천을 데리고 실달로 왔습니다. 앞으로 2차 3차까지 모두 3천 명을 보내겠다고 환웅님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연장도 함께 가지고 왔습니다."

 "그대는 천제울국의 영원한 영웅이니라! 내 그대를 찬탄하고 형제들을 찬탄하니 천국의 영광이 곧 그대들의 영광이 될 것이다."

 일천의 무리가 저자에 들어서니 발 디딜 곳이 없었다. 천웅은 '광야에 막사를 지어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소가 '앞으로도 계속 파견사가 도착할 것인데 막사를 짓다가는 운하팔 시간도 없을 것'이라며 '우선 선발대가 도착하면 먼저 가스피로 보내고 오는 대로 구역을 정해 먼 곳부터 보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토목과 건축을 잘하는 전문가를 골고루 나누어 붙여주면 일은 예정보다 일찍 끝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베 아침부터 저자에 사람들이 밀려드니 이제 올 것이 왔구나 싶어 그동안 긴가민가하면서 지소의 말을 믿지 못하던 사람들도 동요하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는 사람들은 도망을 가야 할지 지소에게 용서를 빌어야 할지 갈팡질팡하는 사람도 많았다. 떡 공장은 며칠째 밤샘하고도 쉴 틈 없이 바삐 움직이며 떡을 만들었다. 파견사로 온 남녀들이 떡을 돌리며 집집이 방문하는데 모두 반갑게 맞이했다. 특별한 말없이 '추석 잘지내라'고 말하며 돌아서니 잘못이 있었던 사람들은 '우휴~' 한숨을 내쉬었다.

 파키실달에 이런 날이 있었던가! 봄 아닌 봄이 왔으니 모두 기쁘지 아니한가!

 막뚱이가 활을 완성했다. 화살도 여러 개 만들어 님금에게 가져왔다. 지소는 막뚱이가 만든 활을 보고서 개수를 세는 단위를 정했다. 활은 1대당 1장(仗)으로 하고 화살은 5발당 1순(巡)으로 하였다. 막뚱이가 가져온 활은 5장(仗) 화살은 5순(巡)이다. 지소와 환웅은 막뚱이가 만든 활의 위력을 보지 못했으므로 막뚱이가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시범을 보이라고 했다. 막뚱이는 신이 났다. 저자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지소는 연단으로 올라갔다.

 "오늘은 가베 아침이다. 일 년 동안 농사일을 거드는 소에게 감사하는 날이니라. 오늘부터 봄까지 소를 쉬게 하고 소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하건만 소는 홍수 때문에 멀리 가버렸고 농사지을 땅은 피폐해졌으며 즐거운 명절이 되어도 집에서 피죽도 못 먹는 가족이 있다니 이것이 어찌 천국이라 하겠는가! 이제 너희들의 고통을 거두기 위해 님금이 왔다. 내일부터 홍수를 다스리고 너희가 농사지을 수 있도록 물길을 만들 것이다. 농부는 농사를 지을 수 있고 교역을 하려는 자는 배를 타고 서방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 만백성은 들어라! 죄 있는 자는 그가 누구이든 이 시간 이후 다 용서하겠노라. 배고픈 자는 내일부터 일터로 나오면 양식을 나누어 주겠다. 그밖에 능력 있는 자는 특채할 것이니 모두 숨지 말고 나와서 운하 건설에 참여해주기바란다. 삽과 깽이는 운하 건설에 꼭 필요한 장비이니 날렵이에게 갖다 주고 곡식으로 바꾸도록 하라. 오늘은 천국의 큰 명절이다. 오늘 밤에 보름달이 뜨면 하늘에 제사 지내고 내년부터는 가베날 아침에 각자 집에서 조상님께 제사 지내야 하느니라. 또 가베날에는 활쏘기를 권장할 것이니 모두 활을 배워 막뚱이처럼 쓰러져도 일어나는 뚱이의 기상과 위엄을 이루기 바란다."

 그러자 군중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쳤다. 드디어 천국에 평화가 왔음을 실감한 사람은 '펑펑' 눈물을 쏟았다.  

 이윽고 막뚱이와 천웅, 지소가 활 쏘는 시범을 보였다. 셋은 모두 1순을 쏘았다. 화살이 과녁에 명중할 때마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모두 5중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화살이 2순(巡) 남았으므로 날렵이와 따밝지가 쏘았다. 날렵이는 어릴 적 배운 바가 있어 제법 쏘는 듯하여 3중하고 따밝지는 1중도 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서로 막뚱이의 활 공방에서 일하려고 달려왔다. 막뚱이가 지소의 눈치를 살피는 듯하였다.

 "막뚱이는 명궁이다. 명궁이 명장으로 태어났으니 뚱이는 활을 가진 대인이다. 막뚱이는 대인이 될 만한 자를 직접 뽑도록 하라. 내가 궁시 공방을 새로 지어주겠노라." 

 

 

 4

 

 

 천보산에서 보는 보름달은 유난히도 크다. 무엇을 비추려는지 거울같이 밝게 빛나는데 '대월쇠'의 아름다운 목소리로 구슬픈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천강에 비친 달은 월인의 마음, 벙어리 냉가슴."

 대월쇠가 공후(箜篌)를 타면서 노래하니 대월씨 가족은 모두 한곳으로 모여들었다. 달이 중천에 떴는데 잠을 잘 수 없었다. 지금도 천산에서 자신들의 무사 안녕을 빌며 향불을 피우고 있을 할부지를 생각하는 것이다. 환웅은 추석이 되어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대월쇠에게 공후(箜篌)를 만들어 선물했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며 연주하는 법도 가르쳤다. 대월쇠는 할부지가 계시는 곳에 월인(月印) 만이 마음을 전해 줄 뿐 자신이 직접 말할 수 없는 뜻을 노래로 불렀다. 아이들도 같이 따라부르니 보름달이 중천에 뜬 천보산에 대월씨의 노래가 울려 퍼졌다. '앓던이'는 '까나리'에게 '이 노래의 제목은 대월가(大月歌)'라 하면서 너스레 떨었다.

 3천 명의 파견사가 천보산을 떠난 후 환웅은 천수에서 태극마칸까지 물길을 터기 위해 둘러보았다. 천수에 가까운 곳에서부터 호수끼리 서로 연결하면서 수로를 내어 사막까지 물길을 잡으면 어림잡아 3천 리 정도는 돼 보였다. 지소와 천웅이 파야하는 운하에 비하면 절반도 되지 않는다. 마고산에는 경사진 곳이 많아 흙을 파내도 아래에 가서 쌓이기 때문에 신속히 흙을 치우는 일이 큰 관건이다. 그래서 많은 인구가 모여 사는 천보산 주변에 파낸 흙으로 벽돌을 만들고 일부는 다져서 성벽을 쌓아 올리고 해자도 파기로 했다. 모든 공사는 백성들의 힘으로 마쳐야 한다. 그러나 여달이 천수는 무너지지 않는다고 소문을 내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문제다. 그들은 지금까지 농사와 유목을 하며 편하게 살아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구태여 녹봉도 주지 않는 노동일에 쉽게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서운관에 남은 식구는 모두 1천여 명, 그들만으로 운하 건설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환웅은 서운관의 상하 관료들과 백성들을 모이게 하여 2차 발동령을 내렸다. 

 "마고산과 천보산, 이전원, 태극마칸, 우루무치, 트루판, 토노번, 고차의 여인국 그리고 고비까지 하늘 백성으로 살아가는 사람 모두에게 알리노라! 오늘부터 내년 봄까지 본격적으로 운하 건설을 시작한다. 운하를 파려는 것은 천해의 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은 언제라도 천보산과 이전원이 홍수에 잠길 수도 있다는 말과 같다. 해마다 여름이면 마고산에서 호수가 무너져 그 아래에 살던 사람들이 큰 피해를 입고 죽거나 혹은 집과 가족을 잃어버렸다. 이는 마고산에 필요없는 호수가 너무 많은 탓이다. 짐은 일흔 일곱 개의 호수마다 물길을 열어 태극마칸으로 보낼 것이다. 그러면 태극마칸이 농지로 변할 것이며 사막에서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마고산에 더 이상 홍수가 나지 않으면 농사는 물론이고 양떼들이 마음 놓고 풀을 뜯을 수 있다. 어찌 아름다운 일이 아닌가! 추운 한철의 겨울 동안은 수고롭고 번거롭지만, 만세에 풍요함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은 그대들의 사명이 아니겠는가! 오늘부터 운하 파는 일에 나설 자는 서운관에 이름을 올려라. 그리고 각처의 관리들은 맡은 지역으로 파발을 내리고 동원령을 알지 못하는 이가 없도록 하라. 카스와 탑리목, 우루무치, 트루판, 토노번, 고차의 여인국 그리고 고비 사막 끝까지 찾아가서 유목민에게도 동원령을 꼭 전하라."

 그날 서운관에 등록한 사람에게 모두 깽이를 나누어 주었다. 아직 등록하지 않은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 지 나름대로 고민이 크다. 홍수의 위협으로부터 자기들을 보호해 주겠다는데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뭔가 불이익을 받을 것 같기도 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여달을 따라갔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도 대부분 사람들은 환웅의 말에 귀 기울이며 협조하려고 했다. 그러나 홍수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이 자꾸 돌아 사람들이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운하 건설에 참여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기는 했지만, 예상보다 빠르지는 않았다. 

 "아니! 천해에는 더 이상 물이 불어나지 않는다며. 그런데 왜 땅은 파고 그래. 그깟 호수야 무너지든 말든 다른 곳으로 피해서 살면 되는 거지 누가 마고산에서 살래!"

 "천수가 무너지면 천제궁이 잠기는 것이지 우리 집이 잠기나! 저거 아부지 물귀신 안 만들려고 괜스레 우리를 이용하는 거 아니냐구!"

 이런 소리가 들려오는데 환웅은 묵묵히 운하를 설계하고 천보산을 요새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일은 더디게 진행되었다. 그나마 천여 명의 서솔들이 잘 움직여서 지리도가 빨리 완성되었다. 땅파는 일은 크게 셋으로 나누었다. 먼저 1천 명이 상류의 호수와 호수를 연결하는 수로를 파고 다음 1천 명은 중류에서 하류가 시작되는 곳까지 1천 리를 파고 흙을 천보산으로 나르며 나머지 1천 명은 천보산에서 사막 입구까지 하류 공사를 맡고 또 천보산 전체에 해자를 파고 토성을 쌓고 흙으로 빚은 벽돌을 만들기로 했다. 이렇게 모두 3천 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지금 확보한 인원만으로는 봄까지 일을 마치기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여달까지 훼방을 놓으려고 달려들면 큰일이다.

 환웅이 공력을 써서 도우면 적은 인원만으로도 쉽게 끝낼 수도 있지만, 이번 일은 백성들의 손에 달린 것이다. 지금까지 천국에서 별 어려움 없이 잘 살았지만, 천국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백성들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스스로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이번 일의 가장 큰 목적이다. 백성들의 참여가 저조하니 서솔들이 그 몫을 해내느라 많이 힘들다. 그나마 믿을 수 있는 것은 서솔들이 아니겠는가! 그들은 장차 이 나라를 이끌고 나갈 큰 재목이 될 것이다. 그들이 이 도시를 세웠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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