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85
이름: bc8937
2012/9/1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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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토크  

 

자연 토크

 朴民宇

 2011년 3월 22일,

 " 삼천리금수강산 너도나도 유람하세, 구경 못 한 사람일랑 후회말고 "라는 노랫말이 그 의미를 잃어버린 듯 오늘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산천이 비단에 수를 놓은 것처럼 아름다움에 비유한 말인데 이제 금수강산(錦繡江山)이란 말은 벌써 물 건너간 옛말이 되고 말았다.

 곳곳에서 지하수를 개발하느라 땅을 파헤쳐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폐공이 늘어가고 또 이처럼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 때문에 웬만큼 깊지 않은 산의 계곡물은 완전히 말라버렸으며 내가 살던 방천의 개울은 이제 마을 사람들이 채소나 갈아 먹는 밭으로 변해버렸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대덕산(대구 앞산) 아래 고산골에 갔던 기억은 너무도 생생하다. 푸른 숲 속에 어머니 젖꼭지를 닮은 바위와 불룩한 배 위에 배꼽 같은 바위들 사이로 흐르던 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지금은 낙엽만이 수북이 쌓여 있었는데 비단 이런 현상이 이곳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백수에게 할 일이란 계곡에 웅크리고 앉아서 물소리를 듣고 싶은 것뿐인데 온통 찾아가는 곳에는 물이 사라졌기 때문에 텅 빈 계곡만 쳐다보며 울컥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황산에 돌이 없으면 소나무가 아니고, 소나무가 없으면 기이하지 않다(無石不松, 無松不奇)’라는 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계곡에 물이 없으니 황량하고 물소리가 들리지 않으니 무엇인가 잃어버린 듯 백수의 마음은 미쳐가고 있다.

 인간은 물에서 태어났다. 물은 북방(壬)의 제왕(帝王)이요. 북방의 제왕은 단군 임검(壇君壬儉)이시다. 우리 북방민족에게 한(桓,韓,漢,汗,干)이라는 성어(成語)를 빼놓을 수 없듯이 한民族은 물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우리 역사를 큰 흐름으로 한 글자씩 짚어보면 고산족인 환(桓)이 유목민인 한(韓)으로 그리고 물가에 터전을 잡으면서 한(漢), 한(汗)이 되었다고 한다. 한(漢)은 은하수를 뜻하는 글자이다. 漢 자는 은하수 한(漢), 큰물 한(漢), 검고 큰물 한(漢)자이다. 천문학자(天文學者)들은 우리 은하계가 최소한 6천억 개 이상의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데 은하수(銀河水)란 한 없이 물이 많다는 뜻 이기도 하다.

 우리민족은 일찌기 물을 잘 다스렸다. 단군조선이 개국한 지 30여 년 만에 대홍수(大洪水)를 만나 국가적으로 아주 큰 위기를 맞았으나, 태자 부루는 치수에 성공하여 백성을 모두 구제하고, 물과 흙을 잘 다스려, 이웃 나라의 모든 제후를 도산(塗山)으로 불러 모아 오행치수법을 전하였다고 한다. 태자 부루는 대성인으로 단군조선 제2代 임검(壬儉)이 되었으며 자연의 대재앙 앞에 굴하지 않고 오행치수에 성공한 최초의 성인이 되었던 것이다.

 물이 주는 고마움을 잊고 인간은 오만하게 지구를 파헤치다 보면 어찌 물의 행성인 지구가 물의 심판을 내리지 않겠는가? 금수강산(錦繡江山)에 골프장이 들어서고 자연을 훼손해가면서 난 개발이 이루어지는 현상을 보고 있노라면 물질문명과 인간의 이기주의는 떨어질 수 없는 수레와 수레바퀴 같은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완벽함을 자신하던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도 한순간 물의 재앙 앞에는 왕도가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서 우리는 물을 아껴야 하며 무분별한 난개발을 자제하여야 한다. 본래 모습의 자연을 보존하고 사라져버린 계곡의 풍광이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저 마다의 멋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때, 그 속에서 사시사철로 물소리가 들려올 때 인간의 마음속에도 평화와 안정이 깃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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